네이버 사전에 '수용소'를 검색해보면 많은 사람을 집단적으로 한 곳에 가두거나 모아 넣는 곳이라고 나온다. 원치 않았지만 강제로 이끌려 사람들을 모아놓은 장소라 할 수 있다.'아우슈비츠 수용소'는 그 수용소 중에 가장 악명높은 곳이다. 죄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유대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다카우 및 아우슈비츠에서 수용되었다. 이때의 악몽을 토대로 『죽음의 수용소에서』 (원제목 : 『Man’s Search for Meaning』) 를 집필하였고 이 책은 몇백만 부가 팔렸다. 고통받는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며 있었던 사건과 사람들에 대해 담담하게 적었다. 욕이 없는게 신기할 정도이다.
이 책은 1부는 강제 수용소에서의 체험, 2,3부는 로코테라피의 기본 개념과, 발표 내용을 다른다. 2부에는 학문적인 내용이 있어서 조금은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마치 에세이와 논문이 붙어있는 느낌이라 할 수 있는데 어렵게 느껴진다면 1부만 보는 것을 권장한다.
시작은 수감자들은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가는 기차에서 내리자 마자 선별을 당한다. 심사관의 손가락 하나에 가스실로 가느냐 작업장으로 가느냐 운명이 갈라진다. 동물의 등급을 판별하듯 죽을 사람을 정했다. 수감자에게는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신의 손가락이었을 것이다. 저자는 운이 좋게도 죽지 않고 작업장으로 보내졌다. 버티기만 하면 살 수 있었는가? 그건 아니다. 그 이유가 이 책에 나와있다.
니가 더 밉다 카포
저자는 수감자를 관리하는 '카포'를 많이 언급했다. 카포는 어떤 사람일까? 카포는 같은 수감자 신분이었지만 포로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거나 행정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같은 유대인이니까 수감자들을 챙겨주고 잘 봐주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실제 나치 병사들보다 더욱 혹독하게 수감자들을 대했다고 한다. 그 대가로 전기가 들어오는 독방과 따뜻한 밥을 먹었다고 한다. 본인의 '생존'을 위해 남을 밟는 것이다. 나치 병사 앞에서 보란 듯이 폭력을 행사했는데, 그래야 자신이 인정받고 카포로써 계속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감자들 입장에서는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 와 같은 상황이다. 사람들은 카포를 싫어하면서도 잘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도 당연한데 잘 보이지 않으면 생존이 위험해지기 때문이다. 카포가 나치 병사에게 '저 수감자는 일을 똑바로 안한다' 하는 순간 나치 병사들이 어떻게 했을지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아부와 아첨과 비슷하다고 느껴지지만, 현대에서는 '나는 나의 길을 간다', '개X마이웨이'가 가능하다. 통제되고 억압된 그곳에서는 좋든 싫든 생존을 위해 말을 잘 들어야 했을 것이다. 눈 밖에 나는 순간 구타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약육강식이 존재하는 정글과 다름없는 곳이다. 비교 할바는 못되지만 에전의 학교, 군대와 비슷해 보인다. 지금과는 다르게 폭력의 기준이 낮았고 용인되는 곳이 많았다. 당시 '일진'이라고 불리는 무리들은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히고 돈을 갈취했다 게다가 '친구끼리 장난'이라는 명목으로 폭력을 행사했다. 선생님들보다 더 무서운게 이 '일진'이었다. 군대는 또 어떤가? 힘을 가진 상,병장, 분대장들은 이유가 있든 없든 때렸다. 군기를 잡기 위해서이다. 개인의 자존감은 극도로 떨어진다. 예전에 군대에서 자살률이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든 걸 포기한 사람들
생존에 나치 수용소에서 모든 것을 포기 한 수용자들도 몇몇 있다고 한다.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고 한다. 밥도 먹지 않고 심지어 누워서 대변을 보고, 그 상태로 계속 누워있었다고 한다. 생존의 욕구가 없어진 것이다. 뇌의 정상적인 사고가 정지된 것인데 우리는 그 상황에 처해있지 않아 100% 이해할 수는 없다. 어렴풋이 추측해 본다면 미래에 대한 어두움과 좌절, 고통스러운 일상이 반복되면서 '뇌'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그러기에 의욕도 없고 누워서 죽은 것이다.
희망을 가진 자의 좌절
'희망고문'이라는 말이 있다. 가능성이 없는 희박한 일들이 일어나기를 희망하면서, 스스로를 고통 준다는 단어이다. 수용소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해방이 오겠지 하며 희망을 가졌다고 한다. 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되어도 아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고, 좌절을 한 수감자가 많았다고 한다. 그 결과 사망자들이 급속도로 증가했다고 한다. 헛된 희망, 근거 없는 희망은 순간에는 위안을 해주지만 결과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분노와 좌절감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 수용소에서 생존했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버텨냈다고 한다. 반면에 '곧 나갈 수 있을 거야' , '누가 날 구해주러 올 거야'했던 수감자들이 오히려 생존율이 낮았다고 한다.
해방.. 그런데 기쁘지 않다?
독일의 패망으로 유대인들은 수용소에서 해방되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용소 생활이 끝이 나고 자유의 몸이 된 것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는가? 육체적 노동도 하지 않아도 되고 형편없는 음식도 먹지 않아도 되는데도 말이다. 정신의학적으로 '이인증'이라는 용어가 있다고는 한다. 우리나라에 좋은 예가 있다. 군대를 전역할때 간혹 느끼게 된다. 오매불망 전역을 기다리는데 막상 전역날이 되면 기쁘지 않은 것이다. 오랫동안 살아왔던 곳, 친했던 사람들을 못 본다는 아쉬운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러나 집에 도착해서 부모님이 해주신 밥을 먹고나면 전역했다는 실감이 난다. 수용소도 마찬가지였다고 한다. 다행히 며칠 지나면 기쁨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고 한다. 전역의 백만배, 천만배의 기쁨이지 않았을까? 인간의 심리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은 1945년에 처음 집필이 되었다. 해방 후 바로 사람들에게 수용소의 만행을 알린 것이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이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꼽힌다. 삶의 소중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한 번 읽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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